질의 :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의 이치란?
응답 : "마음이 가면 기운이 모이고, 기운이 가는 곳으로 혈이 따라 간다"
질의 : 한의학에서 보는 사람의 몸이란?
응답 : “한 마디로 ‘생명체’ 다. 생명체는 정(精)-기(氣)-신(神) 세 가지로 돼 있다. ‘정(精)’은 몸뚱아리, ‘신(神)’은 마음(정신), 여기에 ‘기(氣)’가 들어갈 때 생명체가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를 ‘삼보(三寶)’ 라고 불렀다.”
질의 : 기(氣)가 정확하게 뭔가?
응답 : “호흡이다. 숨 쉬는 거다” ‘기’가 막히면 병이고, 나가 버리면 몸은 시체가 되며, 정신은 혼이다. 그래서 기의 작용이 무척 중요하다.”
질의 : 건강하다는 건 무엇을 뜻하나?
응답 :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마음이 편안한가” 세 가지다. 첫째는 호흡이다. 들숨과 날숨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둘째는 음식을 먹은 만큼 잘 배설해야 한다. 셋째는 마음이 긴장한 만큼 다시 이완이 돼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긴장 없이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 지나친 욕심, 심한 스트레스 등이 계속 이어지면 병이 된다. 이완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운동도 한 방법이다.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도 좋다. 가장 높은 수준이 명상이나 기도이다.”
질의 : 긴장을 이완하면 어떤 점이 좋나?
응답 : “인체는 참 신비롭다. 비우면 채워지고, 채우면 비워진다” 사람 몸에는 오장 육부가 있다. 오장 (간-심장-비장-폐-신장)은 음(陰)의 장부인데 가득 채우려는 성질이 있다. 육부 (담낭-소장-위장-대장-방광-삼초)는 양(陽)의 장부로서 비워 내야 편안하다고 했다. “채워져 있으면 오히려 병이 된다. 가령 위장이 차 있으면 식체가 되고, 대장에 멈춰있으면 변비가 되고, 담낭에 머무르면 담석증이 된다. 오장이 채워지면 육부가 비워지고, 육부를 비워내면 그 힘으로 오장이 채워진다.”
질의 : 그럼 몸이 막히는 건 어떻게 아나.
응답 : “몸이 나에게 말을 해준다. 그런 인체의 언어가 ‘통증’이다. 통즉불통(通卽不痛) 기혈이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기혈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몸은 어딘가 막히면 통증으로 말한다. 그래도 못 알아들으면 마비가 온다. 마비도 몸의 언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몸만 그런 게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똑 같더라. 막히면 통증이 오고, 그래도 안 풀리면 마비가 온다.”
질의 : 가장 핵심적인 건강법 하나를 소개 한다면.
응답 : “책상에 앉아서 일을 하다가도 하루에 세 차례 항문을 조여주라. 바른 자세로 앉아서 괄약근을 수축하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간다. 그 자리가 ‘단전(丹田)’ 이다. 사람이 한 그루 나무라면 단전은 그 뿌리에 해당한다. 여자의 자궁도, 남자의 정(精)도 거기에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단전을 잘 지키고, 잘 키워야 한다.” “우선 괄약근을 수축하면 단전에 힘이 간다. 그 자리에 의식을 집중해 보라. 이게 잘 될 때는 입 안에 저절로 맑은 침이 고인다. 도가(道家)에서는 그 침을 ‘신수(神水)’라고 부른다. 삼키면 몸에도 좋다. 다들 바쁘게 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항문을 조이며 丹田에 힘이 가게 하라. 그러다 보면 자리가 잡힌다. 단전이 잡히면 몸의 중심도 잡히게 된다. 나무의 뿌리, 내 몸의 뿌리가 깊어지는 이치다.”
질의 : 단전이 생각이나 마음과도 연결되나?
응답 : “물론이다. 단(丹)은 마음이고, 전(田)은 몸이다. 단전은 뇌와 연결돼 있다. 화나 짜증을 내보라. 금방 단전이 막힌다. 빙긋이 웃어보라. 그럼 단전이 열린다. 사람의 몸은 수승화강(水升火降)이 돼야 건강하다. 찬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와야 한다. 단전에 집중하면 머리로 올라갔던 화기(火氣)가 배꼽 밑으로 내려온다.”
“우리 몸 속에 문제와 답이 함께 있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내 몸이 먼저 말을 한다. 통증도 말이고, 피로함도 말이다. 배고픔도 말이고, 배부름도 말이다. 머리 아프고 배 아픈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몸이 하는 말에 내가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 피로하면 쉬어 주고, 졸리면 자야 한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정상이 되고자 하는 항상성(恒常性)이 있다. 거기에 귀를 기울여라. 건강의 답도, 치료의 답도 모두 거기에 있다.” 이상은 한국중앙일보에 실린 40년째 몸을 치료하고 있는 한 한의사가 말하는 건강법이야기이다.
서양의학은 대부분 신체에 집중하여 해부학적이라던가 생물학적, 화학적인 시각으로 물질 중심의 분석적인 방법에 의하여 발전된 통계를 따르며, 이미 나타난 증상에 관심을 갖고 병을 이해하고 그 증상치료(症狀治療)를 하는데 목표를 두는 반면, 동양의학은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보다는 그것이 생기기 까지의 근원(根源),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그 원인치료(原因治療)를 하려는데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한의학은 몸의 정기의 강약(强弱)이 질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정서(情緖)는 몸의 정기(精氣)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정서(情緖)가 항상 침체된 상태로 있으면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기 쉽다고 현대의학은 말한다. 따라서 ‘정신면역(精神免疫)’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출되었다. 질병이 반드시 정서적 원인에 의해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몸과 마음의 상하내외(上下內外)에 걸쳐서 정서와 관련된 질병은 분명히 많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정신상태를 낙관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즐거움은 좋은 약보다 낫고, 슬픔은 육체의 혈을 손상시킨다’는 말이 있다. 또한 성경에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로 마르게 하느니라, 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그대로이다.
동양의학에서는 2500년 전부터 의학의 최고목표를 병이 일어나기 전에 치료하는 예방의학(豫防醫學)의 관점과, 건강의 증진 즉 양생(養生)에 두었다. 그리고 질병은 일부 질환을 제외하고는 주로 마음 즉 칠정(七情) -분노(怒), 기쁨(喜), 걱정(思), 슬픔(悲), 근심(憂), 두려움(恐), 놀람(驚)에서 생긴다는 체계적인 병인론에 입각하여 마음을 다스림으로써 질병을 예방한다는 것을 의학의 목표로 삼았다. 또한 마음도 몸이라는 틀안에 거주하므로 몸을 치료해야 만이 또한 정신적 치료도 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을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靈的)으로 안녕(安寧)한 상태’로 설명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외부적으로는 사회와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며, 내부적으로는 인체마다 각기 다른 차이를 잘 조절하고, 정(精)을 쌓고(積精), 기(氣)를 잘 기르고(養氣), 기를 잘 운행하고(運氣), 그리고 정신(精神)을 온전히 하는 상태로서 인간과 관련된 모든 사물들이 서로 조화(調和)와 균형(均衡)을 이룬 상태’ 로 건강을 정의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이 두가지의 정의답게 육체(肉體)와 마음(心) 그리고 영(靈) 이 모두 건강한 삶이 되길 우리 모두는 바란다면 그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훈련과 돌봄을 또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모든것이 영적인 평안함이 바탕이 되어진다면 금상첨화(錦上 添花)가 아닐까...
마음한의원 원장 에스더 유순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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